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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영화 ] 블러드 다이아몬드




피의 다이아몬드와 드비어스.

지금은 E6로 사명을 변경한 드비어스
전직장이었던 신한다이아몬드에서도 상당량의 다이아몬드를 '드비어스'로 부터 구매했었는데...뜨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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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다이아몬드 잔혹사>라는 책을 소개한 문화일보의 기사입니다.
시에라리온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아서 올립니다.

<다이아몬드의 역사 피와 살육으로 얼룩>

(::다이아몬드 잔혹사 / 그레그 캠벨 지음 / 작가정신::)
시에라리온의 농부 이스마엘 달라미는 40세였던 1996년 도끼에두 손을 잃었다.
시에라리온 반군인 혁명연합전선(RUF)의 어린병사들이
희생자들의 손목을 차례로 잘랐고
달라미도 도끼날이내려올 것을 예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도끼가 바로 손목위의뼈를 내리쳤다.
그는 자신의 손이 툭툭 튀면서 나무 그루터기 가장자리 너머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반군들은 그의 나머지 손도 잘라낸 모양이지만 달라미는 그것을기억하지 못한다.
RUF반군의 ‘싹쓸이 작전’ 희생자인 달라미는
이후 자신과 같은 수백명의 사람들과 함께
‘사지절단 환자와전쟁 부상자들을 위한 "국경없는 의사회(MSF)" 캠프’에서 살고 있다.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한 이 분쟁에는
시에라리온 반군인 RUF뿐만 아니라 앙골라완전독립민족연합,
콩고민주공화국(DRC)이 뒤섞여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들의 불법 다이아몬드 판매 이익금은 RUF의 전쟁자금이 되었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 대한 헤즈볼라의 테러자금이나
미국에 대한 알카에다의 공격자금으로도 사용되었다.

1930년 영국지질학자에 의해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다이아몬드 광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시에라리온 인근지역은 이후 다이아몬드 분쟁의 핵심지역이 되었으며
다이아몬드광산을 차지하기 위한
광란의 살육이 시작된 이래 370만명이 목숨을 잃고
600만명이 난민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프리랜서 기자 그레그 캠벨의 저서 ‘다이아몬드 잔혹사’의 서두를 장식한
달라미의 ‘사라진 손’에서 뿌려진 피는 20세기말
가장 부패한 전쟁으로 기억될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분쟁에튀긴
한 방울의 피에 불과하다.

유엔의 허락을 얻어 시에라리온의 분쟁지역을 찾은 캠벨은
사진기자 크리스 혼드로스와 함께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서아프리카 다이아몬드 분쟁의 소름끼치는 현장을
오싹하리만치 그대로옮겨놓고 있다.

‘다이아몬드 잔혹사’는 영원한 사랑과 헌신의 상징 ‘다이아몬드’의 발견에서부터
이 아름다운 보석을 둘러싸고 벌어진 비극의 세계사를 조명한 책.
다이아몬드는 기원전 7∼8세기 쯤,
인도드라비다족의 장신구로 처음 사용되었으며
이후 로마시대에 유럽으로 수입된 이 후 왕족들만이 지닐 수 있는 보석이 되었으나
대중적인 보석으로서 가치 평가를 받게 된 것은
17세기말 베네치아에서 컷연마법이 개발되면서부터.

‘피의 다이아몬드’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186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고
근대적 채굴법이채택되면서.

캠벨은 다이아몬드 분쟁의 시발점이 되었던
드비어스 기업의 내막을 파헤치기 위해 100여년을 거슬러올라가는
치밀한 흔적수집에 나섰으며
그 결과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를 싹쓸이하듯 거둬들여
국제적으로 공급량을 통제해온 드비어스사의 단순하고 무자비한 기업정책을 고발한다.

드비어스사의 창업주 드비어스는 창사이래 오늘날까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광고문구로 회자되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주문으로 원주민들에게 재앙을 불러온 당사자.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가 아주 희귀한 보석이며,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게 반드시필요한 물건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내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기하급수적으로 상승시킨다.

이 책에서 확인하게 되는 흥미로운 사실은
9·11테러의 장본인오사마 빈 라덴과 다이아몬드의 관계.
저자 캠벨은 9·11테러가벌어진 바로 그날인 2001년 9월11일
런던에서 드비어스사의 홍보담당자를 인터뷰하면서
‘9·11 거사’를 준비하기 위해 빈 라덴이 아프리카에 파견한 조직원들이
삼년동안 시에라리온에서
수백만달러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사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이아몬드가 국제테러단체 알 카에다의
돈세탁에 이용되었다는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는 곧바로 파문에 휩싸였다.
밀수된 다이아몬드가 테러의 원동력이 되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서 가공할위력을 발휘했고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잔혹한 비극을 외면한 인류는
무시무시한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

‘피의 다이아몬드’를 근절하기 위해
1999년 유엔역사상 최대규모인
31개국 1만7500여명의 평화유지군이 배치되었으며
2001년에만 여기에 6억1200만달러의 비용이 지출되었다.
영국에서는 국제인권단체 그로벌위트니스(GW)가 조직되어
불법다이아몬드 거래를감시하기 시작했고
미의회에서는 ‘청정다이아몬드법’이 통과되었으며,
업계 자체 감시기구인 세계다이아몬드고위협의회가 조직되고
모든 다이아몬드에 ‘미분쟁(conflict-free) 원산지 증명’을 부착하는
킴벌리회합의 협의가 이루어졌다.

2002년 1월 유엔의 개입하에 시에라리온 병사들이
모두 무기를내려놓았고 공식적으로 내전이 종료되긴 했지만
불법, 밀수 다이아몬드의 마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드러나는
‘영원히 빛나는 아름다운 보석,
다이아몬드’에 얽힌 ‘피튀기는 이야기’는
우리가 알지 못하던 먼 나라 사람들의 희생에 대해
우리가 눈감고 싶게 만들 정도로 끔찍하다.

그러나 캠벨이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인간의 배금주의와 잔혹성에 대해 깊은 반성을 촉구하기 위해서이며
이 책은 그 목적을 훌륭하게 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