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여행을 떠나자!
-1월31일 월요일…인도로 향하는 첫걸음-
뜬눈으로 밤을 세우고 아침해를 맞이했다. ‘정말 오늘 떠나는 것인가?’
여행은 ‘人生’이다. 새로운 만남이다.
여행중의 도난을 대비해서 자물쇠를 사고 세면도구등을 챙기고, 같이 무역일 을 하는 네팔친구 ‘니로즈’에게 주려고 산 일제 CD카세트 플레이어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두 개, 카메라, 손목시계 5개, 샴푸, 비누, 치솔 등 선물을 등산용 배낭에 챙겨 넣으니 꼭 찬다.
이 선물을 받고 기뻐할 네팔 친구의 얼굴을 생각히면 나도 가슴이 설레고 기쁘다.
중앙대 중문 근처의 자취방을 대충 정리하고 가방을 등에 메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나를 태우고 가던 택시운전사 아저씨에게 부인 외의 다른 여자친구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참 여기서 잠시 애인(愛人)에 대해 중국, 한국, 일본의 해석이 다른 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중국에서 愛人(아이런)은 ‘부인’을 의미하고 한국에서는 여자친구, 남자친구, 조금 찐한 관계(?)를 의미하고 일본에서는 愛人(아이진)은 정실(情夫)의 의미이다. 예전에 ‘황신혜’씨가 출연했던 ‘애인’이라는 드라마도 일본어에서의 애인의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아무튼 그 택시운전사는 그 여자분과 통화하면서…
“휴~, 어제 정말 놀랐어 너남편이 전화 받는데 당황해서 그냥 끊었지~.”
“뭐? 남편이 뭐라 그래? 어쨌든 저녁때 전화 할 테니까 신촌으로 나와... 응... 응”
바람을 피운다고 흉보는 것이 아니라 나이든 아저씨가 마치 사춘기 소년처럼 전화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약 12000원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깔끔하게 구두한번 닦고 유리에 내 모습을 보니 보통 여행자의 모습과는 좀 다른 것 같다. 단발처럼 보이는 약간 긴머리, 음 왠 양복바지 그것도 검은 빌로드, 반짝이는 검은 구두, 거기다 엄청 큰 등산용 배낭...
‘공항!’
세계 어디를 가나 다른 세계와의 창구인 국제공항은 재미있는 곳이다. 아 여기서 재미있는 일화 한가지...
세계각국의 공항에서 쓰이는 손수레에 쉽게 삼성의 광고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외국인들이 ‘삼성’을 공항 손수레 만드는 회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공항 손수레에 그 광고가 붙어 있는 것이 전혀 새삼스럽지 않기 때문에..)
예전의 델몬트 ‘따봉 쥬스’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그 광고 자체를 인식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회사와 상품을 인식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태국의 방콕까지 가는 대한항공을 이용하기 위해 출국 심사하는 중에 사진이 있는 여권의 첫페이지가 달랑달랑 거의 떨어지려고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만약에 여행 중에 떨어진다면 이 여권이 내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출구 심사소’에서는 “조심해서 쓰세요”라는 말로 나에게 모든 책임을 넘겨주었다. 고맙게도... 방콕으로 출발한 비행기의 옆자리엔 나보다 3살 위인 삼성 전자 직원이 있었다. 방콕에서 시작되는 전자제품 박람회에 삼성냉장고 신제품 전시부스를 운영하기 위해 출장 가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불법 체류하다가 잡혀 추방되는 태국인, 네팔인도 상당수 같은 비행기안에 탑승해 있었다. 브로커에게 최소 3~4000달러씩 주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간 한국에서 돈도 잃고, 몸도 망치고, 쫓겨가는 신세. 눈치보며 술한잔 씩 더 달라고 하고, 기내용 헤드폰과 담요를 몰래 챙기는 모습이 측은하다.
드디어 방콕의 화려한 밤거리가 눈에 보이지만 마음은 조급해져 온다. 왜냐하면 오후 7시50분에 네팔로 비행기가 출발하는데 기장말이 30분 정도 연착된다고 했다. 30분 연착하면 7시 40분 네팔형 비행기는 포기해야겠다.
내리자 마자 뛰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팔헹 비행기를 타기 위해...
나하고 같이 뛰시던 한국 분이 다급한 목소리로 ‘RA(로얄네팔에어)’를 찾고 계셨다. 그분의 다급한 목소리에 각 항공사 직원들이 매우 당황해 했지만, 내가 그곳 방콕 공항의 인포메이션 센터에 문의해 보니 7시50분 비행기가 싱가폴에서 연착되어 새벽 1~2시쯤 도착한다는 것이다. OK Lucky다. 조금 기다리면 탈 수 있다. 짐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눈을 붙여야 겠다.
‘어... 방콕은 여름인가? 덥네? 자자 zzz’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도여행기 2000 ] #3, 포카라…포카라 (0) | 2011.11.19 |
---|---|
[ 인도여행기 2000 ] #2, 반갑다! 카트만두 (0) | 2011.11.19 |
[ 여행 ] 필리핀#2 (0) | 2011.11.19 |
[ 여행 ] 필리핀#1 (0) | 2011.11.19 |
[여행] 2011 여름휴가 #2 (0) | 2011.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