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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무기

네팔용병의 필살무기 ‘ 쿠크리 검 ’



네팔 카트만두의 뒷골목을 걷고 있으면 흔히 보이는 장면! VCD로 인도영화를 보며 하품하는 악세사리 가게주인들이다. 

인도영화에는 거의 공통된 요소가 있다. 우선 주인공의 피부색은 비교적 희며 서구인에 가까운 외모를 지니고 있다. 편집도 그리 매끄러운 편이 아니라 전혀 다른 영화처럼 화면 전환이 되는 경우가 많다. 뮤지컬처럼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어떤 영화이냐를 막론하고 2/3 이상
을 차지한다. 상영시간이 평균 2시간을 넘고 3~4시간에 이르는 경우도 많이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속의 인생에 마약처럼 집착하는 모습도 간간이 보이는 것 같아 꺼림직 하기도 했다. 

거리엔 네팔 어디서나 많이 보이는 1973~74년산 도요다 코로나. 초기에 나온 포니와 실내가 매우 흡사하다. 문도 요즘차처럼 살짝 닫는 것이 아니라 있는 힘껏 ‘쾅’닫아야 한다. 카트만두 시내에 굴러 다니는 ‘포니’나‘브리사’ ‘코로나’ ‘k303’등을 보면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난다. 

2000년 2월의 네팔 모습이다. 

카트만두의 중심가인 타멜 거리, 네팔에서 가장 빠른 PC방인 Cyber Club(모뎀 56k)에서 메일과 홈페이지를 간단히 둘러보고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나선다. 은으로 안든 악세사리를 파는 가게주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쿠르카 용병얘기를 듣게 되었다. 

때는 1814년 인도를 정복한 영국군은 바로 동쪽위에 불어있는 나라, 네팔로 총칼을 돌렸다. 영국은 무려 1만 5천명의 세계 최정예병을 파견했고 네팔 미개인을 비웃던 문명인들의 목은 고도 5,000m 산악지대에서 날라다니는 쿠르카족의 쿠크리칼에 여지없이 떨어져버렸다. 이러한 용맹한 쿠르카 족에게 영국군은 오히려 반했고, 무려 200여년간 1차대전, 2차대전, 한국전쟁, 포틀랜드전쟁에서 전설같은 무훈을 남기게 된다. 네팔인을 비웃는 영국장교의 텐트앞에 밤새 잘라온 독일군의 머리 10개를 나란히 정렬시켜 놓기도 하고, 철모째 어깨까지 일본군의 머리를 세로로 잘라버리기도 하고, 인해전술로 공격해오는 중공군을 막다가 총알이 떨어지자 벽돌과 쿠크리 칼을 들고 얼굴을 까맣게 칠해서는 귀신같은 비명을 지르며 적진영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백미는 포클랜트 전쟁에서 아르헨티나 방어군에 내일 쿠르카 용병이 투입된다는 소문만으로 다들 도망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2010년 9월, 하사계급으로 퇴역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쿠르카 용병 비슈누 쉬레스타는 타고 있던 기차가 수풀이 무성한 정글을 지나갈 때 총소리와 비명소리에 잠에서 깼다. 총,칼, 몽둥이로 무장한 40여명의 무장강도들이 기차에 올라 지갑, 귀금속, 휴대폰, 노트북을 칸칸이 차례차례 털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지갑을 뺏길 때도 가만히 있던 그는 강도두목이 18세 소녀를 그녀의 부모앞에서 강간하려는 모습을 보고 조용히 쿠크리칼을 빼들고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올드보이’의 ‘최민식’, ‘아저씨’의 ‘원빈’의 액션을 연상하면 될 것 같다. 두목의 목을 뒤에서 조르며 인간방패로 삼아 좁은 열차 복도를 밀고 가다가 장검을 든 강도의 손목을 쿠크리 칼로 가볍게 잘라버리고, 소녀를 인질로 삼으려던 다른 강도의 목을 허공에 날린 후, 두목의 목도 베어버린다. 8명의 팔다리를 자르며 살인기계같이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나머지 30여명은 미친 듯이 도망가기 바빴다고 한다. 그 자신은 왼팔에 가벼운 부상만 입었을 뿐이었다. 강간을 당할뻔한 소녀의 부모가 6천5백불의 사례금을 주려하자 거절하며 한마디 남겼다고 한다. 

“적과 싸우는 것은 내가 군인이기에 한 일입니다. 이런 강도와 싸우는 것도 내가 인간이기에 한 일일 뿐입니다.” 

* 길이 : 40~45cm * 무게 : 450~900g * 칼두께 : 5~10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