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2월 6일 일요일-
오늘은 ‘소희’와 ‘희경’이 인도로 떠나는 날이다.
그렇게 위험하다는 인도에 어린 처자들만 보내려니 걱정스럽다.
우선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골든 템플로 향했다. 특이하게도 가죽으로 된 신발만 벗으라고 한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포카라에서 만났던 대만 아줌마들을 또 만났다.
“중국어 어디서 배웠니?”
“텐진, 베이징에서 배웠습니다.”
(대만은 광동성과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어를 쓰는 이유는 역사가 말해주는 것같다.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 가면서 수많은 대만원주민들을 학살하고 언어조차도 베이징어를 쓰게한 것이다.)
말 그대로 골든 템플이다. 금조각을 떼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철망으로 둘러 놓았다. 세계각국마다 골든 템플이 많지만 내가 보기엔 일본 교토의 금각사가 으뜸인 것 같다.
아… 여기서 일본어 발음상 주의 할 점. 많은 여행객들이 일본 교토를 여행할 때 금각사를 은각사로 잘못발음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금각사는 ‘킨가쿠지’은각사는 ‘긴가쿠지’이다. 金은 ‘킨’銀은 ‘긴’이다.
골든 템플을 나와서 희경의 비행기표를 바꾸기 위해 ‘로얄 네팔 에어라인즈’사무실에 갔더니 친절하게 바꾸어 주었다. 그러고는 걸어서 가까이에 있는 대한항공 사무실에 갔는데 방콕에서 2월중에 들어가는 표가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낭패다. 카트만두-방콕행 표를 다시 원래대로 바꾸어야 한다. oh my god!
다시 ‘로얄 네팔 에어라인즈’에 왔더니 문을 닫았다. 그래서 내가 내일 다시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 날짜를 바꾸기로 하고 숄을 사러갔다. 버스로 여행하거나 기차로 여행할 때 숄을 매우 요긴하게 쓸수 있기 때문이다.
‘카쉬미르’나 ‘파슈미나’숄은 몇만원하는 고가여서(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분명히 몇십만원쯤 하리라 확신한다.) 일반 숄을 사서 막바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이런 숫자가 다 힌두어, 네팔어로 되어있어 기억하기가 어렵다. 가까스로 나이트 버스를 찾아 태우고 표를 확인해 보고 창문을 보며 “소희야! 희경아! 조심해라! 인도는 위험하다던데 조심해라!”
마치 전쟁터로 자식을 보내는 부모의 기분이 들었다.부디 아무일 없이 건강하게 여행마치고 한국에서 보기를… 소희가 출발하면서 편지를 건네준다. 한마디로 고맙다는 내용이다. 짜식들… 고마운 것 알기는 아는구나…
그렇게 소희와 희경이를 버스에 태워 인도로 보낸후 섭섭하고 걱정스런 마음을 안고 ‘니로즈’와 ‘비누트’와 함께 집근처에서 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
맥주를 마시면서 니로즈는 ‘한국이나 일본에 가고 싶다. 꿈을 펼쳐 보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브로커에게 돈떼이고, 한국에서 사기당하고 불구되는 네팔인들이 많다고 주의를 주었다.
불쌍한 외국인들을 그렇게 부려먹고 그 돈까지 떼어먹는 한국사람들(놈들이라고 해야하나?)…
정말 열받고 화난다. 나도 모르게 이젠 자연스럽게 네팔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끼게 되는 것같다. 그렇게 까지 해야하나?
‘性’에 대해 엄청나게 패쇄적이라고 알고 있었던 네팔남성들의 성욕 배출구를 찾았다. 칸막이로 된 식당에 오후2시쯤 가면 커텐을 치고 여종업원을 앉혀 놓고...... (난 시도도 못해봤다. 외국인은 AIDS 때문에 꺼린다나?내가 오히려 피해야 하는 입장인 것 같은데…)
밤은 깊어오고 유난히 하늘에 별은 더 반짝인다.
네팔에서 계속 같이 여행다니며 마치 친동생같았던 아이들(소희, 희경)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허전하다. 어두운 버스안에 남겨놓고 걸어나오던 순간이 자꾸 생각난다. ‘한국에서 3월 첫째 일요일에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고 약속은 했건만...
자! 그래도 FIGH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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