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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인도여행기 2000 ] #11, 드디어 인도로


드디어 인도로

-2월 10일 목요일-


니로즈의 아버지가 ‘셰르파’와 같이 11:00시 쯤 집에 같이 와서 식사하자고 하셨다.


하지만 ‘셰르파’는 다른 민족이고 다른 계층의 사람이라면서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 얼굴에 역력했다.


여하튼 같이 택시를 타고 니로즈의 집에 갔다. 식사를 하며 이것저것 ‘셰르파’에게 물어보았다. 니로즈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와 말이 통하지 않아 그동안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못했던 점이 많았던 모양이다. 걱정했던 것만큼 부담스러운 자리가 아니라 화기애애한 분위기 였다. 잠시후에 ‘셰르파’는 먼저 집으로 갔다.


간만에 여유있게 소파에 누워서 그동안 미뤄놓았던 여행기록을 다시하고 구해 놓았던 여러 책자도 챙겼다.


그동안 여행했던 곳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생각해 낼 수 있을 지 걱정이다. 한참 쓰다보니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에 잠이 쏟아진다. 한숨자고 다시 써야 겠다.


일어나니 벌써 오후 4시반이다. 후다닥 짐을 챙기고 니로즈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바탄 거리의 은세공 가게에 갔다. 니로즈의 어머니께서 한국의 어머니 드리라고 네팔 전통의상을 주셨다. 마치 한복저고리 같은 옷에 화려한 숄이었다.


니로즈의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5시반에 택시를 타고 출발하니까 1시간만에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결혼식이 많은지 거리가 결혼식 축하행렬 퍼레이드로 터져 나간다.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다.


“제기랄(실제로는 더 심한 욕이다…)”


욕이 입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시간은 없는데 행렬은 왜 그렇게 긴지....


6시반에 출발하는 버스인데 6시반에 도착했다. 큰일났다.


서둘러 뛰어가서 확인해 보니 7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다행이다.


니로즈가 10일 전에 카트만두 공항에서 목에 걸어주었던 턴을 걸어주며 아무 탈없이 여행 잘하라고 축복해 주었다. 정말 고맙다. 여름에도 꼭 오라는 말을 남기고 니로즈와 그의 사촌 비누트는 뒷걸음치며 돌아간다. 눈물난다...


버스안은 비교적 편안했다. 우리나라의 좌석버스 아니 시내버스만도 못한 tourist 버스지만 비디오도 틀어주었다. 정말 재미없고 유치한 슬랙스틱 코미디인데 모두 정말 재미있게 본다. 나중에 틀어준 영화는 재미있었다. 앞에 앉은 머리 큰 인도인 때문에 짜증난다. 오른쪽으로 앉으면 오른쪽으로 가리고 왼쪽으로 앉으면 왼쪽으로 가리고…


옆자리에 미국 보스턴에서 온 백인 소녀 둘이 있었다. 인도는 여자들끼리 여행하기에는 위험하다고 했더니 오히려 나보고 더 조심하란다. 민망스럽게...


‘포카라’에 갈 때 지났던 길을 다시 거쳐가니 참 반갑다. 밤에 가는 길이라 밖이 보이지 않는 것이 매우 아쉽다.


엄청나게 덜컹거리며 인체공학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인도산 ‘타타버스’는 정말 너무한다. 좀 편하게 만들면 어디가 덧나나?



계곡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시끄러운 버스엔진소리와 덜컹거리고 삐걱거리는 소리속에서도 들린다.


내일 새벽에 네팔과 인도의 국경도시 ‘소나우리’에 도착한다. ‘소나우리’에서는 ‘가락푸르’라는 인도의 도시로 가기로 되어있다.


잠시 내려 휴식할 때 밤하늘을 보니 하늘의 별이 정말 밝게 빛나며 쏟아져 내려온다.


서울에선 한번도 밤하늘을 쳐다본 적이 없는 것같은데 여기선 자주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덜컹거리는 소리와 믿을 수 없는 고음의 노랫가락을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