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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인도여행기 2000 ] #21, 자이살메르 4탄



자이살메르 4탄


-2월 20일-

사막에서의 이틀째


괜히 경사면에서 잤다. 위에 덮었던 담요가 밀려가서 새벽에 잠시 깨어 보니 담요 한장만 덮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추웠지.


사막의 날씨 참 요상하다. 낮에는 그 뜨거운 뙤약볕과 찌는 듯한 더위에 숨이 막히다가 밤에는 추워서 잠을 못 잘 정도다.


토스트와 짜이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낙타와 함께 출발해서 작은 마을에서 잠시 쉬었다. 낙타의 울음 소리가 마치 화장실에서 물내리는 소리같다.


“꾸르르르~~~륵” 그 긴목으로 위장 속의 것들을 입까지 올려서 되새김질을 한다. 또 가다가 큰나무 그늘 아래에서 글을 쓴다. 아~ 배고프다...


흔들리는 낙타의 움직임이 어느새 몸에 밴다. 자연스럽게 낙타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니 기렇게 피곤하지도 않다. 사막의 사나이가 다 되어가는 것같다. 습기라고는 전혀 없는 건조함에 황량함... 처음 보는 나무와 풀들. 버섯바위.



한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마치 화성이나 달같은 다른 행성에 온 것 같다.


이제 나에게 낙고삐줄을 준다. 발뒤꿈치로 낙타의 배를 차면서 입으로 ‘허!~ 허~ 이 하~~’하니 낙타가 달리기 시작한다.


낙타 허리의 요동이 장난 아니다. 습기 없는 상쾌한 사막의 바람이 좋다. 유럽 특히 영국인들은 햇볕에 굶주린 듯이 햇볕 내리쬐는 곳에 자리를 깔고 일광욕하며 눈을 붙인다.


사막에 와서 여러가지에 고마움을 절실히 느낀다. 밤새 추위에 떨며 눈을 붙인다. 내리쬐는 따뜻한 아침햇살에 눈을 뜰때...


내 머리를 뜨겁게 달구는 태양을 피할 그늘을 주는 나무, 타는 목을 축여주는 물, 적적한 사막을 채워주는 달빛과 한줄기 음악소리...


사막을 계속 달리다가 다시 모래 언덕에 도착했다. 샌달을 벗고 언덕을 맨발로 올라가 보고 온몸으로 굴러 본다.



이젠 머리칼 사이로 모래가 들어 가든지 팬티로 모래가 들어 가든지 신경 안쓴다. 사막에서 모래를 피할 수는 없다. 하루종일 달려서 인지(낙타가 달린 것이지만) 지치고 허리도 아프다. 특히 허벅지 안쪽 근육이 아파오는데,역시 여자 보다는 남자에게 더 고통스러운 탈것임에는 틀림 없다.


어려서부터 말위에서 생활하는 몽고 족들은 성기의 크기가 동양인의 평균보다 훨씬 작다는데(믿거나 말거나^^)


아~~ 배가 아프다. 사막에서 큰 거는 안 볼려고 했는데... 달빛으로만 어디 화장실로 쓰기 적당한 곳을 찾기 시작한다. 우선 고운 모래를 적당히 파고 바지를 내리고 ...


오 시원한 밤의 사막바람이 나의 부끄러운 곳을 사정없이 쓰다듬는다.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캠프파이어 옆에서 얘기하다가 별보고 ,얘기하다가 달보고... 2명의 영국인이 낙오 되어 돌아갔다. 너무 힘들다면서... ‘아이구 돈 아까워라’


오늘은 절대 경사면에서 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