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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인도여행기 2000 ] #22, 자이살메르 5탄


자이살메르 5탄

-2월 21일 월요일-


오늘도 내가 제일 늦게 일어 났다. 아침먹는 소리가 나길래 벌떡 일어났다. (밥먹는 소리에는 좀 민감합니다. 군대에서 터득한 능력이죠^^)


바삭바삭한 토스트와 땅콩버터,딸기잼,비스켓, 짜이로 아침식사를 했다.


아랫배가 이상하게 아파온다. 그렇게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은 아닌데... 맹장인가? 낙타가 달리기 시작하자... 이건 정말 바늘로 계속 찌르는 둣한 엄청난 고통이다.


이젠 낙타들도 천천히 걸어 다니지 않는다.질주하는 낙타떼들. 아프다... 점심식사하려고 잠시 멈춘 곳은 마치 화성 같다. 붉은 모래가 깔려있는 바닥. 기이하게 만들어진 버섯바위들, 미국 그랜캐년 가기 전에 볼수 있는 ‘자이언’캐년 같기도 하다.


이젠 고삐줄만 쥐고서 사막을 달린다. 마치 ‘아라비아 로렌스’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온몸이 모래 투성이다.



머리칼도 뭉쳐져서 떡이되었지만 마음만은여유로워 좋다. 낙타몰이 꾼들이 짜빠티를 굽기 시작한다. 모두들 그늘에 자리를 깔고 쉬고 있지만 나는 뜨거운 모래위에 자리를 폈다.


얼굴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을 책으로 가린 후 온몸으로 태양을 맞는다. 기분 좋다. 그냥 뜨겁고... 잠이 솔솔 오면서 간간히 모래바람이 몸을 쏴~악 훑고 지나간다.


느낌이 이상해 눈을 떠보니 낙타가 내얼굴에 얼굴을 디밀며 허연 침을 튀긴다. “푸르르르!~~”


이런... 그 바닐라 아이스 크림 같은 침을...화장싱 물내리는 소리와 함께 “푸르르르르~”


점심 먹고 스페인, 프랑스 친구들 앞에서 태극권 시범을 보여 주는데 뒤에 있던 나의 낙타가 “뿌~~~~~욱”하며 방귀를 뀐다. 애들 자지러 지게 웃고 모래바닥을 뒹굴며 배를 잡고 고통 스러워한다.



이런 ‘자식... 보기 싫으면 말로 하지... 제기랄” 하... 오늘이 사막 낙타 사파리의 마지막 날이다. 정말 시간 빨리 간다. 2박 3일 이젠 낙타를 타도 엉덩이와 허벅지는 그리 아프지 않은데 혼자서도 자신있게 낙타 몰 수 있는데...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지고 약간 쌀쌀해질 무렵 마지막 장소에 도착했다. 낙타 주인들이 한두명 인사하며 돌아가고 짧은 기간 이었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많이 섭섭하다.


언제나 돈~ 돈~ 하며 바쁘게 빨리 돌아가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머리 돌려야 하는 한국에 있다가 이번 여행도 어떻게 상품화 해 볼까 하는 계획하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정말 잘 한 것 같다. 좋다. 좋아진다..


인도! ‘바라나시’의 지저분하고 쇼킹했던 기억들... 아그라의 ‘타지마할’,‘자이푸르’, ‘자이살메르’가 인도의 모든 것이 아니었던 것만큼 앞으로 더 다양한 인도의 모습을 찾고 싶다.